아직도 다리가 후들거린다.
내가 돈 열심히 모아서 사고싶은 차가 있었다.
내 꿈은 카푸어였다.
(카푸어 뜻)
아무튼
내 돈 1500만원+ 대출 껴서 내 재붕이(재규어 xe - 이름까지 지어둠)타면서
지나가는 여자한테 윙크 해줄 생각에 한참 들떠있었다.
어디서 보고 갔는지는 얘기를 못 하지만,
익히 사기 수법은 알고 있어서 매매가도 적당하고 상태도 괜찮아 보이는 내 미래의 재붕이를 발견하고
전화해서 친구랑 같이 수원 매매단지로 갔다.
매매단지 가니까 선하게 생긴 되게 착한 아저씨가 웃으면서 우리를 반겨줬다.
그래도 의심의 끈은 놓지 않았기에 경계하고 있었는데
실 매물이 있더라고? 아저씨도 엄청 착하게 설명해줬었다.
만약에 인터넷 허위 매물이었으면 "지금 당장 없는거면 걍 갈께요" 시전할 생각이었다.
실 매물을 보고 나는 너무 기뻤다. 요리조리 구경해보고, 설명도 듣고.. 행복했다..
아무튼 사무실 가서 계약서 대강 설명 해주는거 듣고 싸인만 휘갈겼다. 내가 멍청했다.
그리고 이제 계약서 거의 다 썼을때쯤에 좀 젊은? 싸가지 없게 생긴? 젊은 애가 하나 들어오더니
...여기부터 이새끼들 드라마 시작이었던것 같다. 대강 기억나는 대로 적어본다.
싸가지없는놈(이하 싸), 우리한테 맨처음 소개해준 아저씨 (이하 아)
싸: 지나가는 듯한 말로 우리 00 과장님 또 한대 파셨네 이번달 돈 많이버시겠네~ 뭐파셨어요?
아:싸게 팔아서 남지도 않습니다.. 저번에 입고된 재규어 계약했습니다.
싸:엥? 그거 0000? 뭔소리예요? 그거 우리 오전에 계약 다 끝냈잖아요?
(이때 쨌어야 됬다)
그러더니 애가 이 선량한 아저씨한테 쌍욕을 겁나 퍼붓고 인격 모독 존나했다...
"뭐 아무것도 못하는애 데려왔더니 일 겁나 못한다." 부터 시작해서 진짜 앞에서 보고 있는 내가 무안해지더라
순간 아빠생각도 났었다..
그러더니 개가 갑자기 나한테 웃으면서 와서는 "죄송하다 고객님 저희 이분이 일을 한지 얼마 안되서 그런다."
(그런데 과장이냐?)
그러고 명함주더니(대표) "제가 책임지고 좋은차로 모시겠다,시세보다 훨씬 싸게 드리겠다." 하고
딴 차를 보여줄라하는거야, 그래서 내가 "재붕이 아니면 싫다고 다른 차 생각 하고 온거 아니라고"
이렇게 얘기하니까 다시 온갖 말로 꼬드길라 하더라? 무튼 나도 아저씨한텐 미안하지만 정신이 조금 들어서
여기서 말리면 안되겠다. 생각하고, 싫다고 보지도 않을거라고 계속했다, 계약서 쓴거 달라고,
그렇게 아웅다웅 하고 있는데 갑자기 조폭같이 생긴 애 2명이 차례로 "다녀왔습니다~" 이러면서
들어오는거 이때부터 머리 하얘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기시작하는거야 오전에 계약된 차량인데
그렇게 손님이 가져가고 싶으면 오전 계약취소금을 나보고 내라고;; (아니 내가 왜?)
옆에서 그 조폭놈들 피처링 계속 넣고... 무서웠다 진짜로..
그렇게 조폭놈 2 싸가지 1 걔네 세명이서 우리 둘(친구,나) 계속 쪼더라, 물론 티는 안냈다.
근데 계속 이렇게 가다간 위험할거같은 생각이 들더라, 보내줄 기미도 안보이고, 근데 또 여기서 경찰 부른다고하면
그냥 핸드폰 뺏기고 처 맞기만 할까봐
결국 대가리 굴려서 나온 소리가ㅋㅋ
'저도 처음이라 당황스럽긴 한데, 아버지 부르겠다. 제가 어려서 잘 몰라서 그러는데 아버지가 오셔서 정리하는게 맞는것 같다.'
물론 당연히 전화 못하게 하더라..
근데 같이간 친구가 눈치 빠르고 친구놈도 맨처음 무서웠다가 집에도 못가게 하니까 빡쳐서 돕는다 한소리가
'야 니네 아버지 지금 서에 계셔서 어차피 못오시잖어 일단 어머니 보고 오시라고 하고
나중에 아버지한테 말씀드려서 정리해' (우리아빠 직장인임)
이렇게 얘기했다.
근데 애들이 '서' 라는 소리에 주춤?하는게 보이더라 (쪼다가 갑자기 멈췄었음)
'여기서 더 하면 먹히겠다.' 생각이 들어서ㅋㅋ
'어제까지 잠복근무 하셔서 오늘 집에 계신다. 주무실수도 있는데 전화 하면 깨서 오실꺼다 아니면 엄마가 받아서 아빠 깨우겠지'
겁나 이빨 깜 '제발 속아 달라면서' 마음속으로 빌었다.
그러니까 애들이 지네끼리 싸인 주고 받더니
욕 하면서 "어리니까 봐준다, 자기네들이 착해서 우리가 골치아프겠지만 넘어가는거지
계약서라는게 니네 생각처럼 쉽게 무를수 있는게 아니다, 우리가 다 해주겠다
솔직히 우리도 고생한게 있으니 10만원은 수고비 명몫으로 받아야겠다."
이러길래 실감넘치는 공연 본셈 치고 10만원 주고
빨리 나가고 싶었다.
죄송하다. (내가 뭐가) 고생 하셔라 하고 가려고하는데
애들이 택시비 하라고 다시 5만원을 주더라ㅋㅋ
거기나와서 리얼 택시 잡고 집까지 왔는데 친구랑 하이파이브 하면서
와 우리 티키타카 조진다고 영웅담 하나 만들어낸 기분이었다.
무튼 근데 집에 오고서도 개들한테 다시 연락올까봐 겁나 무섭드라..
무튼 여러분 중고차는 굳이 허위 매물 아니여도 사기 당할 수 있으니
마음 단단히 먹고 가셔야 됩니다
아니면 그냥 신차 사세요
전 그냥 돈 더모아서 신차 살 생각입니다
무튼 짜증나는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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