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서울에 있는 한 중소기업에 입사해서 약 반년간 다니다가 이건 아니다 싶어서 재빠르게 때려쳤다.
아래 사건들은 2014년 3월부터 8월, 약 6개월 안에 나에게 일어난 일들이다.
동기한테 일어난 일들까지 하면 더욱 엄청나지만,
내가 겪은 일이 아니기에 섣불리 말하기 어려울 뿐더러,
그것까지 적기엔 엄청난스압이 되므로 나에게 일어난 일로 한정했다.
그럼사건을 적어본다.
1. 신입사원 환영식에서 여선배한테 섹드립 치고 아침 조례 때 클럽댄스 춘 동기형
당시 29살이었던 동기형이 있었다.
딱 봐도 비리비리하게 생기긴 했는데, 그래도 유쾌한 모습도 있어서 나쁜 사람은 아니구나 싶었다.
근데 첫 만남 때부터 여자 얘기 존나게 풀 때 알아봤어야하는데,
입사 첫주 금요일에 있었던 신입사원 환영식에서 일이 터졌다.
신입사원 환영식에서 그 동기형이 술꼴아서 3년 여자 선배한테 추파던지고,
여선배가 제대로 대응 안 해주니까 섹드립쳐서 분위기 존나 싸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조례 때 사과한답시고 나서더니,
“어저께 정말 죄송했습니다. 사과의 마음을 담아 제 춤을 보여드리겠습니다”
하더니 자기 폰으로 클럽음악 틀고 몸 흔들었다..ㅋㅋ
이때 정말 현기증났었다.
2. 사원여행가서 선배랑 싸우고 호텔 벽 부셔버린 동기
일 년에 한 번 사원 여행을 가는 게 있었는데,
회사가 가장 자랑하는 복지였다. 솔직히 직장 동료들끼리 여행이라니
그냥 주말에 혼자 쉬는 것보다 못했지만 꽁짜니깐 감사히 갔다.
근데 동기 중 하나가 선배들이랑 술자리 갖다가, 나이 문제로 시비가 붙었다.
“나이가 동갑인데 선배님이라고 불러야 하나, 사적인 자리에선 좀 봐주면 안 되냐.” 라는 게 요지였다.
저 발언도 답이 없지만 결국 싸움으로 번져서 선배동기들이랑 우리동기들이랑 서로 말리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호텔이었는데 야밤에 복도에서 고성이 오가는 걸 보고 있자니 정말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왔다.
결국 분에 못이긴 동기가 주먹으로 호텔 벽을 쳤고, 자신의 손뼈와 호텔 벽을 등가교환했다.
호텔 벽 구멍남..;;
그리고 깁스했다.
이때도 정말 현기증이 났다.
3. 신입사원을 쿵푸교실로 강제로 끌고 갔던 차장
직무 상관없이 신입 사원은 1년간 현장 실습을 해야하는데, 뭐 취지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나도 다른 동기 1명과 함께 용인에 있는 현장으로 파견됐는데, 문제는 거기 현장소장(차장)이 정상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현장과 숙소(모텔)이 거리가 꽤 떨어져 있어서 차 한 대 가지고 출퇴근을 매일 같이해야 했었는데,
(숙소는 수원에 있었다. 현장은 용인)
첫 만남부터 자기가 퇴근 후 일주일에 한두번씩 쿵푸 교실을 가야하니 너희들도 가야한다는 논리를 펼쳤다.
농담이겠지 생각했는데 그 날 저녁 퇴근하자마자 숙소로 가지않고 쿵푸 교실로 향하는 걸 보고 소름이 돋았다.
2주마다 주말에 출근해야되는 것도 좆같은데, 주중 시간마저 얼토당토없는 이유로 뺏기니 정말 열 받았었다.
심지어 같이 배치된 동기형은 꽤 진심으로 쿵푸를 열심히 해서 내 입장이 더 난처했던 것 같다.
난 쿵푸교실 등록은 안 했다. 하지만 그들이 쿵푸를 할 때마다 근처에서 작업복은 채로 시간을 죽여야 했다.
빨리 숙소 돌아가서 샤워하고 싶었는데…
이 차장에 관련된 썰로는
“자기 용인 에버랜드 가고 싶다고 신입사원들 작업복입힌 채로 용인 에버랜드 끌고가서 T익스프레스까지 탄 썰”
“업무시간에 신호주면 스타크래프트 접속해서 2:2 해야 했던 썰”
등등 참 일일히 나열하기도 힘들다.
일단 급한대로 하나만 적어보았다.
4. 첫만남부터 xx홀과 성매매 얘기만 하던 20년차 과장
신입 사원이랑 선배 사원들이랑 친목 다진다고 축구를 한 적이 있다.
거기까진 좋았지..
근데 뒤풀이 자리에서 어떤 과장과 테이블을 같이 앉게 됐는데,
처음엔 점잖은 척 이것저것 호구조사 묻더니, 여자친구가 있냐고 대뜸 물어보더라
"없다"고 대답하니까 그때부터 자신이 청량리와 후쿠오카를 넘나들며 쌓았던 다대한 성매매 경험을 읊기 시작하더라
그리고 xx홀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진지하게 늘어놓는데,(텐가가 어떻다느니, 비관통형이 어떻다느니)
진짜 받아주기 너무 힘들었다..
여자 얘기 하는 거 좋고, 뭐 야한 얘기하는 것도 좋다. 남자니까 당연히 그럴 수 있다.
근데 그날 처음 만난 나이 차이 20살은 날 법한 과장이랑 그런 얘기를 나누고 싶진 않았다.
옆 테이블에 여자 사원도 있고, 같은 테이블에 다른 사원들도 있는데 도대체 정말 무슨 생각이었는지
아직도 내 머리론 이해가 가질 않는다.
5. 아침 조례 때 토악질하면서 발표를 했던 대리
이 케이스는 사람의 인성에 문제가 있었다기보단 그냥 너무 충격적이었던 기억이라 남겨본다.
본사 근무 때 있었던 일인데,
매일 아침 조례 때마다 한 명씩 돌아가면서 발표를 하는 파트가 있었다.
뭐 삶에 대한 조언이라든가 아니면 자신이 공부하고 있는 내용이라든가 특별히 제한은 없는 것 같았다.
그 날은 내가 현장으로 파견되는 날이라서 정확히 기억하는데, 안경 쓰고 어딘가 약간 맹해보이는 대리가 발표를 맡았다.
근데 이 대리가 대인기피증이 있는건지 뭔지 (진짜 병명은 모르겠다) 연신 구역질 토악질을 하면서 발표를 하는 거다.
그러니까 진짜 토를 하는 건 아니고, 우웩 끄억 꾸억을 추임새처럼 계속 넣어가면서 발표를 진행하는데,
“우웩, 그러니까 제가 드리고 꾸웨에에엑 싶은 말씀은 흐어에윽 이런 꿰엑 … ” 이런 식이었다.
소름끼치는 것도 소름끼치는 거지만, 전무, 이사, 사장 다 있는 자리에서 와 보는 내가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르더라 정말.
약 5분간의 발표가 30분처럼 느껴졌고, 발표가 끝나자 진짜 거짓말 안하고 너무나도 조용했다. 아무도 반응하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조례는 다음 수순으로 넘어갔는데, 정말 지금 생각해도 충격적인 기억이다.
대리는 조례가 끝나고 아무 말도 없이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사과 한 번 할 법도 한데..
지금도 약간 궁금하긴 하다. 그 대리의 병명은 대체 뭘까.
좆소를 가지 말라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사람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요즘은 사람도 멀쩡하고 기업문화가 괜찮은 중소기업도 많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대다수는 좆소이고, 겉모습으론 중소인지 좆소인지 쉽사리 판단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심지어 내가 입사한 기업도 겉으로 보기엔 참 멀쩡한 기업이었다.
지금 잡xxx가서 확인해보니까 강소기업, 우수기업, 기관인증 메달 다받았네;;
귀하가 취준생이고 입사 지원을 하고 있다면,
내부자의 증언과 같은 확실한 증거가 있지 않는 이상,
중소 기업 입사는 신중하게 고민했으면 한다.
좆소일 수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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