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에 아들이 2억짜리 카드팩을 뜯었습니다..

설날을 곧 다가옵니다.

그리고 명절이면 늘 다가오는 조카몬이라는 사악한 존재가 있습니다.

조카몬한테 맨날 당하시는분이라면 이런 생각을 해보셨을겁니다.

"내 물건이 망가졌는데 법적으로 배상이 될까?", "고소 안 되나?" 과연 법적으로 배상이 될까요?

이러한 궁금증을 해소해줄만한 사건이 이웃나라인 일본에서 일어났습니다.

바로 친척의 2억짜리 카드팩을 아들이 개봉해서 곤란해진 엄마가 올린 글로부터 일어난 사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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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9일 일본의 익명 커뮤니티 2채널의 고민상담판에 한 주부가 심각한 고민을 업데이트 합니다. 

그 내용은 이런 것이었습니다.

번역:

610 ：무명씨의 부모님 은혜도 모르는：2014/02/09(일) 14:36:33.54 ID:fC1J1645

아들이 형부의 한정? 미개봉 카드를 뜯어버렸습니다.

하나에 1만~20만 정도 한다는 듯 합니다.

일본에는 없을 가능성이 높으니까 전세계를 돌아서 찾아와라고 하더군요, 곤혹스럽습니다.

※실제 질문이 올라온 쓰레드: toro.2ch.net/test/read.cgi/baby/1391353142

이 질문에 대해서 사람들은 처음에 형부가 어차피 니트일테니까 관심을 끊어라던가,

그딴거 그냥 동네 콜렉터 샵에 가서 사라는 등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였습니다.

그런데 대체 무슨 카드를 뜯었는가를 물어보던 중에 아들이 뜯어버렸다는 물건들의 정체를 알게 됩니다.

그것은 「매직 더 개더링」의 「알파 부스터」 2개, 「베타 부스터」 5개, 「알파 스타터」 1개 등이었던 것입니다.

이에 사람들은 이 물건이 수만엔 정도로는 구할 수 없는 고가의 물건이라고 이야기를 해주었지만,

2채널의 반응을 못 믿겠다고 생각했는지 

이 분의 남편이 바로 「야후지혜주머니(네이버 지식인 같은 서비스)」에 질문을 하게 됩니다.

MTG의 알파 부스터와 베타 스타터의 시세와 입수방법

 

MTG의 알파 부스터와 베타 스타터의 시세와 입수방법

아들이 위의 물건을 개봉해서 변상하라는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조사해봐도 통판에서는 팔지 않더군요.

도쿄 근교에서 판매하는 곳이 있다면 대략 어느 정도 시세인지 알려주십시오.

저도 예전에 가지고 논 적이 있어서 어느 정도 귀중한 물건이며 수십만엔 정도 할거라고 각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분이 가지고 놀았던 

예전과 달리 MTG의 알파 부스터와 베타 스타터는 가치가 급상승해서 십수만엔 정도가 아니었습니다.

실제로 전세계의 옥션 사이트에서 MTG 알파 부스터가 마지막으로 낙찰되었던 2013년의 낙찰 가격은 약 6,000만원 정도로

콜렉터들 사이에서는 현재 알파 부스터 완품의 가격은 약 1억원 전후라는 의견이 나옵니다. 

베타 스타터는 현재 700만원 전후라고 합니다.

ebay에 가끔 알파부스터팩이 출품되곤 하지만, 300~400만원 사이에 올라오는 것들은 모두 카피품이라고 합니다.

이런 충격적인 가격, 그리고 질문자의 급박한 상황 등이 주목을 받아서인지 이 질문은 2채널의 각 게시판에 퍼지게 됩니다.

그래서 이 질문의 조회수만 28,000건이 넘게 됩니다.

이것은 일반적인 야후지혜주머니의 질문의 조회수인 50~300건에 비하면 엄청나게 높은 수치였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이 질문은 캡쳐되어서 수천개의 마토메 블로그에 카피&페이스트 형태로 올라갑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으로요.

kanasoku.info/articles/40956.html

알파부스터팩은 껍데기만도 이베이에서 10만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알파 부스터는 뜯는 것만으로 전세계의 주목을 받을 수 있습니다.(관련 영상)

youtube.com/watch?v=Z0p4mRfLmCk&feature=player_embedded

그리고 다시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서 퍼져나가면서,

이 사건은 “자식놈이 MTG의 2억짜리 미개봉 팩을 뜯어서 뿅뿅된 사연”으로 엄청난 주목을 받습니다.

당연히 사람들은 자식놈이 잘못했다던가, 어떻게든 입수할 방법을 알아보라던가,

형부와는 관계를 끊으라던가 나름대로 대처법을 이야기해줍니다.

그러던 중 갑자기 자칭 변호사가 등장하게 됩니다!!!

너무나도 주목을 받던 사연이라서 변호사 중에 이 사연을 본 사람이 있을 수도 있었겠죠.(어차피 익명이라 확인은 안 되지만요).

그리고 이 사람이 법적인 관점에서 자세히 답변을 해줍니다. 이게 이 사건의 아주 큰 반전이 됩니다.

이 사람의 답변을 간단히 요점만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고가의 물건에 대해서 소유자는 이것을 안전하게 보호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사고에 의해서

물건이 파손되었을 경우에 피해자가 물건을 안전하게 보관하지 않았을 경우 피해자에게도 상당한 수준의 과실이 인정된다.

・2채널에 올라온 내용을 보면 형부가 말리는데도 아들이 팩을 뜯었는데, 이럴 경우 악질적인 훼손으로 인정할 수도 있지만

가해당사자가 판단능력이 없는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가해당사자의 법적 책임보다는 피해자의 과실이 크게 인정될 수 있다.

정말 소중한 물건이었다면 자물쇠가 달린 상자에 넣어서 보관하던가, 아이들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놔두어야만 했다.

・일반인의 가치관과 일부 콜렉터만이 느낄 수 있는 가치관에 차이가 큰 경우에는 법적으로 콜렉터가 느끼는 가치관이

얼마나 인정되느냐가 중요한데, 대체적으로 이런 경우 콜렉터만이 느끼는 가치관은 인정되지 않는다.

누구나 알고 있는 예술작품의 경우에는 옥션의 낙찰가 같은 가치가 인정될 가능성이 있지만, 시판된 카드 게임의 경우에는

이러한 가치를 인정 받기는 힘들기 때문에 변호사를 고용해 소송을 거친다면 고액을 보상할 가능성은 적다. 

그러니 일단 변호사에게 상담 받아봐라.

・하지만 손해배상 이전에 남의 소중한 물건을 망가뜨린 것이니, 일단 제대로 사과부터 해라.

그래도 해결 안 되면 법적으로 해결하고 피해자와는 더 이상 얼굴을 안 볼 각오를 하는게 좋다.

다시 말해서, 오타쿠의 상업 제품 콜렉션은 아무리 옥션이나 콜렉터샵에서 고가에 거래가 이루어지더라도

그 가치가 일반적인 가치관에 의해 인정 받지 못하기 때문에 법적으로 인정 받을 수 없는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입니다.

빅꾸리만 스티커가 수백만원 하더라도, 한정판 게임이 수십만원 하더라도, 한정판 피규어가 수십만원 하더라도

법적으로 인정 받을 수 있는 가치는 “원래 상품 가격 + 감가상각”이라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미술작품의 경우에도 경매를 통해서 상승한 가치가 법적으로 인정 받기가 힘들 수도 있기 때문에 대게 고액의 보험을 드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명절에 사촌동생들이 놀러와서 여러분의 콜렉션을 망가뜨렸을 때 빡쳐서 민사소송을 걸어도

보상 받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그러니, 자신의 콜렉션은 스스로 잘 관리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