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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 모음/군대 썰

고물주워오는 행보관 썰ㅋㅋㅋ

by 각종썰 2018.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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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부대 행보관이 짬밥 겁나 처먹은 상사였다.

근데 별명이 만물상사였다.

툭하면 들 꼬셔서 두돈반 짐칸에 태우고가서는

버려진거 이것저것 주워와서는 안쓰는 창고에다가 짱 박아놓고 필요할때마다

"아야 내가 보물창고 키줄테니까 보물창고 가봐라"함

근데 신기한게 보물창고 열어보면 진짜 별거 이것저것 다 있었다..

가구공장 지나가다가 합판 훔쳐서 창고에 넣어두고 폐차장에서 자동차엔진 훔쳐서 넣어두고 공사장에서 시멘트 훔쳐서 넣어두었다.


그리고 어디서 트랙터 엔진 훔쳐오고 폐차장에서 포터 짐칸훔쳐오고 농가가서 비닐하우스 후레임 뜯어와서 

일주일동안 이것저것 겁나 용접하고 뚝딱거리더니

지 전용 자가용도 만들어서 말랭이들 자빠져 자고있으면 그거 타고 나타나서 겁나 잔소리했었다ㅋㅋ


한번은 행보관한테 취사장 좁아서 신축한다고 시멘트하고 자재 필요하다고 하니까

자기가 봐둔곳 있다고 하면서 걱정하지말라고 하더니, 

애들 몇명 분대 하나정도 골라내더니 오밤중에 지가 직접 두돈반몰고 한 30분을 달려서 근처 공사장가었음..



그래놓고 시멘트하고 모래 퍼가게하는데

어떤애가 경찰에 신고해서 순찰차옴ㅋㅋㅋ

아 망했구나하고 후임들이랑 짐칸에 올라가있는데

순경양반들이 고생하십니다 하면서 경찰들한테 존나 치근덕대더니

어떻게 쇼부를 쳤는지 서로 경례하고 경찰들 순찰차타고 가버리더랔ㅋ

결국은 완성되었다.


거의 두달가까이 애들 굴려서 취사장이랑 분리수거장 존나멋있게 만들고 보도블록깔아서 진입로도 만들어 두었다.

웃기는건 진입로에 점자블록있다.ㅋㅋㅋ


난 행보관이 예수인줄알았다.


아무튼간에 도라에몽같은 행보관은 그뒤로도 두돈반 끌고다니면서 근처 공사장에서 이것저것 많이 훔쳐왔다.

내가 어쩌다보니 행보관 눈에 찍혀서 두돈반을 자주 몰게 되었는데

내가 뻑뻑한 핸들 돌려가면서 낑낑거리고 운전하고있으면 애는 내 옆에서 소풍가는 애마냥 차창만 바라보고있다.

우리부대가 산골이어서 보이는거라곤 다 산하고 허허벌판밖에없는데 뭘 보고싶어서 차창만 쳐다보냐고 묻는다면

가끔씩 버려진 집이랑 비닐하우스같은거 있다... 그러면 차세우라고 하고 나하고 같이 그 쪽으로 가는데

겁나 고장난 테레비 주워오고 까스렌지 주워오고 비닐하우스 비닐 뜯어오고 철골 프레임 분해해오고

그래놓고선 짐칸에다 싣고 존나 흥얼거리면서 가는거다.

그래놓고서 비닐같은건 지 보물창고에다 처넣고 가전제품은 존나 낑낑거리면서 고치는데

난 겁나 오래된 99년 아남 티비가 행보관 손에서 부활하는거보고 아 재는 미다스의 손이구나 하는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취사장을 새로 지었는데...

대대장이 행보관한테 수고하셨다고 마지막으로 인테리어좀 꾸며달라고 하더라


우리 대대장이 사람하나는 잘다루는게

이렇게 감각적인 일은 행보관님밖에 못하십니다. 이러면서 겁나 행보관 칭찬을해주니 행보관이

또 두돈반에 애들 몇마리 태우고 끌고 나가서는 어디서 테이블이랑 플라스틱 의자랑 다쓸어왔다.

여름에 식당에서는 테이블 내놓고 영업하잖아

밤에 그걸 갖고왔다고 했다.

그래놓고선 어디가서 락카 몇통 구해오더니 하얀 의자하고 테이블을 빨갛게 칠해놓으라고 하더라

후임 하나랑 그 많은 의자 락카칠하느라 냄새나서 뒈지는줄알았다.

그러다 이게또 배수가 문제가 돼서... 물이 잘 안빠진다고 하길레

이번엔 애가 어디가서 콘크리트 토관을 하나 훔쳐왔다.

그걸 또 어떻게 반나절 낑낑거리더니 물이 존나 잘빠지더라


그뒤로 뭐 울타리를 만들어야 하는데 재료를 구한다고 근처 공사 현장으로 나를 데리고갔다.

그때 그 현장에서는 시골이니 훔쳐갈 사람도 없겠지 싶어서 현장 밖에 펜스만 쳐놓고 건물 안에는 재료들을 존나 널부러놨는데

그중에서 '아시바파이프'라고 철골구조물 엮는 파이프가 있는데 그것들을 뻔뻔스럽게 지거마냥 차에다 실으라는 것이었다.

그렇게 나랑 행보관이랑 같이 파이프를 가져다가 차에다 싣고

출발하려는데 애가 나한테 

"위병소앞에 레드콘 몇개 있으면 어떨까?" 하더라

그러고선 현장 밖에 쳐놓은 레드콘들을 다 차에 실으라고했다

무슨 공사할것도 아니고 레드콘 10여개 가져다가 어따 쓰냐

근데도 우기길래 결국은 다 실었다.

그중에 가장 이쁜놈 두개만 위병소앞에 갖다놓고

나머지는 지 보물창고로 들어갔다.

그리고 '아시바파이프' 산소로 자르고 또 용접해서 이어붙이고 락카칠하고

그렇게 울타리난간 비슷하게 만들어놨는데 옆대대에서 와서 멋있다고 했다.


보관이 존나 개지랄을 하고다니니까 결국 우리부대 근처현장에선 군용차량은 다 경계의눈빛으로 봤다ㅋㅋ

깊은밤 군용 트럭 한대가 멈춰서고 군인들이 어딘가에 내리면 그곳에선 백프로면 백프로 뭔가 없어진다고ㅋㅋ

그런데도 그 짓을 계속하자 경찰 몇명하고 관공서 관리들하고 주민대표하고 이렇게 몇명이 대대장하고 담판지으러 왔다.ㅋ

간부놈들 겁나 발뺌하고 대대장은 한술 더떠서 하는말이

"아니 조국과 국민을 지키는 군인들이 어떻게 국민의 물건에 손을 댈수가 있겠습니까? 아무튼 저희부대가 헌병대와 공조로 자체적으로 조사를 하겠습니다."

이렇게 하니 끄덕끄덕거리면서가더라

아니 근데 뭔 조사를해ㅋㅋ

대대장이 행보관 불러서 쿠사리 비슷하게 줬는데 진짜 쿠사리 준것도 아니고 그냥

행보관님 보급가실때 좀 멀리가셔서 해오세요 이러다 걸릴거같습니다. 이렇게 걱정하듯 몇마디 한거다ㅋㅋㅋㅋ



그렇게 며칠 지나니까 행보관의 도벽근성은 좀 줄어든것같았다.



근데 내 후임이 뭔짓을 했는진 모르겠는데

간부 휴게실 폐지다이로 쓰는 가판대 다리를 부러뜨린거다.

그날 위병소에 마이티가 하나 허락도 없이 들어오길래 5분대기조 나가서 누구냐고 했더니만

나 행보관이야! 총 안치워?하더니 부대 들어오자마자 나온 애들중에서 몇명 가리키더니 짐칸에 타라고했다ㅋㅋㅋ

그러고선 마이티 조수석에서 싸제 남방이랑 추리닝 운동화 몇개 갖고오더니만 이거로 갈아신으래ㅋㅋ

군바리들이 도둑질하는거 아니까 민간인인척 하자는거지ㅋㅋ

그리고 구역도 좀 더 넓혔더라ㅋㅋ

아무튼 사복으로 갈아입고 얼굴에 위장크림 쳐바르고 목장갑끼고 마이티 짐칸에 앉아가는데

애가 어디서 구해왔는지 노랑 번호판붙은 싸제차를 구해와서 엉덩이가 너무 아프더라.

그러더니 어느 큰 슈퍼 앞에 오더니 차를 세웠다.

동네슈퍼말고도 "마트" 붙은 좀 큰 슈퍼 있잖아?

거기 앞에서서 두리번두리번하더니 갑자기 목장갑끼고 비닐천막 끈을 풀기시작했다.ㅋㅋㅋ

그러고선 안으로 쑤욱 들어가더니

롯데나 해태같은 제과회사에서 주는 과자 다이를 하나 훔쳐옴ㅋㅋ

그러고선 "야 실어라" 하는데

근데 봐봐 만약 여기 씨씨티비 있으면 우리다 망하는거 아니야?

그래서 내가 총대매고 "행보관님, 여기 CCTV가 있는지 알고싶습니다" 했다.

그러니까 애가 하는말이 겁나 골때리는게 "걱정마라. 내가 오늘 여기 들러서 담배사는척하면서 사전답사 해봤다. 씨씨티비 없다. 실어라."

하고는 다시 비닐천막 묶어놓고 유유히 트럭에 탔다.

근데 애가 다이를 훔칠거면 과자를 버리고 다이만 훔쳐와야지 다이에 올려져있던 과자까지 훔쳐와서,

부대 오는길에 오사쯔만 겁나 먹었다.

그리고 가는길에 폐타이어 세개 더 훔쳐왔다.


취사장에 냉장고가 맛이 가려고 하니까

애가 어디 가서 아이스크림 냉장고를 훔쳐왔다.

빙그레 마크 그려진거

그래놓고선 같이 뚝딱뚝딱하더니 냉동고로 만들어서 취사장에 갖다줌

짬장이 고등어도 언다고 겁나 좋아했다.

그 냉장고 아직도 쓰냐?


한번은 폐타이어를 훔치러가는데

포터를 몰고 어느 어린이집앞에 섰다.

보통 집앞에 페인트로 주차장 라인 그려놓고 주차금지라고 쓴 레드콘이나 타이어 올려놓잖아

그걸 훔치러온거다.

아무튼 어린이집 주차장에서 나하고 후임 하나하고 폐타이어를 다 짐칸에 싣는데 행보관은 어린이집 간판만 쳐다보고 있더라.

보급관님 무슨일이십니까 하니까 행보관이

자기 딸애 생각난다고 담배피우면서 아빠 힘내새요부름ㅋㅋ

그거보고 짠해서 동요 아는거 몇마디 불러보니까

그대로 차타고 부대 복귀할때까지 동요부르게함


ㅡㅡㅡㅡㅡ

볼때마다 배꼽찢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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