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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 모음/군대 썰

중대를 몸짱으로 만든 헬스트레이너 병사 썰

by 각종썰 2018. 1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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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리 중대엔 헬스트레이너가 한 명 있었다.

실제 직업이 헬스트레이너가 아니라

그냥 멸치나 파오후들을 보면 참질 못해서

좋은 몸으로 만들어주질 않으면 참질 못했다.


이 사람도 학창시절엔 엄청난 파오후였다가

40kg인가 감량하고 엄청난 몸짱 된 사람이었다.


그래서인지 웬만한 파오후나 멸치가 몸 못 만들겠다고 징징대는 걸 들으면

그것도 참질 못한다.


인간의 몸 속에는 근육이 있고

근육 본연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모든 중대원들을 몸짱으로 만들어버리고자 했다.


이 사람 눈에 띄이면

선임이고 후임이고 대책이 없다.


일단 식단조절을 시작하고 밥먹을때마다 같은 테이블에 와서 철저히 감시한다.

그 다음엔 철저한 px통제와 자신의 경험에 입각한 완벽한 운동 스케쥴을 짜버리는데


여느 헬스트레이너와 똑같이

'아! 마지막 하나! 마지막 하나!'

'옳지! 이제 진짜 마지막 하나!'

이걸 겁나게 좋아했다.


돗대보다 아낀다는 자기 보충제도 나눠주면서

중대원들의 신체를 전체적으로 개조에 가깝게 훈련시켰는데

나중가니까 효과 본 애들 중심으로 신봉자들이 생겨서

열명가량이 함께 근육 본연의 아름다움을 설파하고 있었다. 

크로스핏 하면서.


나도 잠깐 눈에 띄어서

한달만에 15kg인가 감량하고

생애 처음으로 내 배때지에 갈라진 복근을 목격하고 감동하고 있었다.

근데 이 헬스트레이너맨이 지나가다가 이걸 보더니

'거봐 돼지야 너한테도 숨겨진 아름다움이 있었지?'

라면서 존나 상쾌한 미소를 지으며 내 배때지를 두드림. 반할 뻔했다.


이 사람만큼 집에 갈 때 많은 찬사를 받은 선임을 못 봤는데

이 사람 집에 가고나선 아무도 그의 빈자리를 채우지 못하고

근육신봉자들도 나도 파오후로 돌아왔다.


지금쯤 또 어딘가에서 근육의 아름다움을 전파하고있을까.


2.

그리고 이건 헬스트레이너맨이 나에게 주었던 교훈이다. 


내가 이 헬스맨의 지도하에 체중감량을 어느정도 성공하고,

본격적으로 근육을 만들고 싶어졌을 때, 그가 먼저 제안했다.

"오늘부터는 본격적으로 근력운동도 시작하자."


나는 그 때 그의 운동스케쥴에 대한 절대적 믿음이 박혀있었고,

"알겠습니다!" 

하고 기운차게 대답했다.

2시간 후 쯤에 '하나만 더!'소리 들으면서 과거의 자신을 조패고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지만.


근력운동을 일주일 정도 했을 때,

헬스맨의 지도 하에 윗몸일으키기를 하다가

"자! 하나만 더! 할수 있다! 하나만 더!" 에 복근이 찢어지는 느낌이 드는 나머지

"살려주십쇼! 못하겠습니다! "하고 징징댔는데


갑자기 헬스맨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그리고서는,

"그래, 무리하는것도 좋지 않지. 그럼 오늘은 내가 교훈이 될 만한 얘기를 하나 해줄게."

라며, 진지한 말투로 갑자기 이야기를 시작했다.


"내가 다니던 헬스장에... 진짜 깡마른 형이 한 명 있었거든..

근데 그 형은 근력운동을 엄청 열심히 했어.

매일같이 얼굴이 새빨개 지면서도 웨이트 하고, 웨이트 들다가 막 아파서 울고...

보충제 먹다가 토하고...

그러면서도 근력운동을 엄청 열심히 했지...."


나는 거기까지 듣고,

"그럼 더 악영향이지 않습니까?"

하고 물어봤다.


"그래.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막 말리고 그랬어.

그렇게 하다가 다친다고. 그거 근육에 무리가서 더 안좋다고. 막 말리는데

이 형은 뭐에 홀린것처럼 그 깡마른 몸으로 열심히 근력운동을 하더라고..."


헬스맨의 표정은 사뭇 진지했다.


"멍청하다고 막 헬스하는 사람들이 비웃고, 운동중독도 멸치가 저러면 걱정밖에 안된다고 다들 비웃었지.

근데 그 형이 한 1년정도 그렇게 미친것처럼 운동만 하다가 결국 사건이 터졌어."


나는 윗몸일으키기를 위해 내 다리를 잡고 있는 그의 진지한 표정을 아주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다.

같이 운동하던 중대원들도 어느 새 주변에 도란도란 모여 그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었다.


"무슨 사건이 터졌습니까?"

"그 형이... 결국... 

신의 몸매를 갖게 됐지."


진지한 표정으로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결말이 그렇게 빠져버리니 듣고있던 사람들은 다 '푸힝!' 하면서 터져버렸다.


"엌ㅋㅋ아니 뭡니까 왜 결말이 그럽니깤"


"아니아니 나도 놀랐다니깐 헬스장 사람들도 다 놀랐어

그 이후로 그 형은 '헬스장에서 신이라 불리는 사나이'가 됐어"


나도 운동맨들도 다들 개빵터져버려가지고 웃고

헬스맨도 같이 웃는데

내가 "근데 그 이야기의 교훈이 뭡니까?" 하고 물었다.


"뭐긴 새끼야 웃을 수 있는 거 보니까 너 앞으로 다섯개는 더 할 수 있다는 소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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